사상 최악의 농협 전산 마비로 검찰과 금감원이 조사에 나서자 결국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나서 사죄했습니다.
갈수록 늦어지는 복구 작업에 1,900만 명에 달하는 농협 이용 고객들은 사흘째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전산 장애 발생 사흘 만에야 농협 경영진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검찰 수사와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이뤄지자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최원병 / 농협중앙회장
- "농협을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리게 된 점 머리 숙여 사과를 올립니다."
하지만, 이어진 설명 곳곳에서 농협의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IBM 서버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개인 노트북은 반·출입이 가능했고, 이 노트북에서 내려진 모든 프로그램을 삭제하라는 권한 밖의 명령은 결국 550대의 서버 가운데 절반가량의 프로그램을 지웠습니다.
허술한 보안 관리로 인한 해킹 가능성이 대두되는 이유입니다.
잘못을 감추기 급급했던 농협은 회장에게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복구 완료시점도 계속 늦춰졌습니다.
▶ 인터뷰 : 최원병 / 농협중앙회장
- "저도 사고가 난 뒤 바로 내용을 직원들에게 보고 못 받고, 다른 방향에서 내용을 알고…."
결국 기자회견장에서 직원을 질책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최원병 / 농협중앙회장
- "요즘 죄짓고 살 줄 아나. 이제는 절대로 뭐 은폐하고 숨길 필요 없어."
그동안 고객의 불만과 피해 접수에 소극적이던 농협은 빗발치는 비난에 보상을 신청하지 않은 고객도 보상 범위에 해당하면 찾아서 100%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농협이 이처럼 엉성하게 대응하는 사이 당장 은행 업무 처리가 급한 고객들은 사흘째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 인터뷰 : 농협 이용 고객
- "어제(13일)도 공과금 납부하려다 못하고, 오늘(14일) 다시 해보려 하는데 통장이 없어서 카드로 하니 현금이 나오질 않아서 불편하죠."
5,500여 개의 지점망을 갖춘 대표적인 서민 금융회사 농협이 사상 초유의 전산장애 사태 앞에서 미덥지 못한 모습만 보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