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참사나 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이를 겪은 사람들의 정신적 후유증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MBN 기획 '수요일에 만난 과학자'에서는, 뇌 과학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발견한 여류 과학자를 황주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지진, 쓰나미 등 대형참사부터 천안함 사태와 총기 난사 사고까지.
이처럼 끔찍한 사고로 심리적 충격을 겪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극도의 불안 증상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합니다.
김지은 교수는 이같은 심리적 충격에 따른 뇌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서울대 류인균, 이화여대 김지은 교수팀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5년간 뇌의 변화과정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사고를 겪은 사람의 뇌의 '배외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정상인보다 다소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심리적 외상에서 회복되면서 전전두엽의 두께는 다시 정상인의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즉 이 부위의 탄성을 강화시킨다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의 치료나, 이같은 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사람의 예방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지은 /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 "소방관이나 경찰관, 군인 같은 경우는 연평도 사건이나, 이번에 총기 난사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상을 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이미 예측이 되는 직군인데요. 배외측 전전두엽을 미리 강화시킬 수 있다면 예방도 할 수 있으리라고…"
과거에는 성인이 되면 뇌는 더이상 변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제는 경험이나 교육, 자극으로 뇌도 변화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결국 현대인이 겪는 정신적 장애의 해결책은 뇌 과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지은 /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 "우리나라는 특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최근에 급격히 증가했어요. 치료법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거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구요."
현재 김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아 약물 중독에 따른 청소년의 뇌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몇 년 뒤 뇌 과학 분야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