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달부터 대부업체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이자율이 연리 39%로 낮아진 점,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당장 몇만 원이 급한 서민들은 정작 이 소식이 그리 반갑지 않다고 합니다.
김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정 씨 부부.
빠듯한 살림 때문에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5천만 원가량을 빌렸다가, 연 246.9%라는 살인적인 이자율과 상환 협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 모 씨 / 불법대부업 피해자
- "(버스에) 따라 타서 욕이란 욕은 다 하면서, 도둑년이라고, 애들한테도 "니네 엄마 *년이다" 이러면서 온갖 욕을 다 했어요. 진짜로 이게 사는 건가 싶어요!"
불법 대부업체 이용에 따른 위험을 알면서도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불법대부업 피해자
- "우리 같은 사람은 어디 가서 돈 빌릴 데가 없으니까, 암만 힘들어도 다시 그런 사람들한테 손을 벌리게 되는 거죠."
정식 등록업체들이 줄어든 이자 수입 탓에 저신용자 대출 심사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돈을 임시 변통할 곳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양석승 / 대부금융협회장
- "최근 나타난 현상을 보면, 4천여 개 등록업체가 폐업했습니다… 결국, 타산이 맞지 않고 이들이 나중에 불법 사채업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죠."
실제 우리나라의 대부업 최고이자율은 10년만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급격하게 이자 수입이 감소한 대부업체가 불법 고리 사채로 바뀌어, 오히려 서민 피해가 늘어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시영 / 기자
-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탁상공론에 서민들의 짐만 무거워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MBN 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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