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론스타와 가격 재협상을 통한 '머니게임'이 시작됐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금융위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41% 매각 명령을 받은 론스타와 협상에 착수한 것입니다.
앞서 하나금융은 금융위 결정이 있기 전에도 고위 관계자가 출국해 론스타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품에 안으면 자산규모 331조의 초대형 금융지주로 변신해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역시 가격입니다.
당초 주당 1만 3천390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10월부터 매달 100원씩 비용이 추가돼 현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주당 가격이 1만 3천590원으로 올랐습니다.
여기에 금융위가 매각 기한을 6개월이나 부여한 탓에 론스타를 압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가격을 깎아야 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이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1조 원 인하를 제시했다는 소문은 통상적인 거래상 불가능해 보입니다.
파산이나 영업정지된 곳이 아닌 정상 영업을 하는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데는 적잖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또 외환은행 주가는 8천 원을 밑돌고 있지만, 금융기관 특성상 주당 1만 3천 원에 육박하는 장부가치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영식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제조업은 물건을 사고파는 게 주된 비즈니스인 반면, 금융기관은 대출이나 금융상품을 팔기 때문에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때 주식가치뿐만 아니라 담보가치, 장부가치도 굉장히 중요한 고려요소입니다."
한편, 론스타는 6개월 내에는 외환은행 주식 41%를 매각해야 하고, 이를 어길 때는 매일 4억 원에 가까운 이행 강제금을 내야 합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