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지난해 11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실버요금제'를 내놨는데요.
실제 휴대전화 대리점에 가보면 가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당한 실버요금제를 최은미 기자가 시청자와 함께 취재했습니다.
【 기자 】
74세 강춘옥 할머니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바꾸려고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요금이 저렴한 65세 이상 '실버요금제'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그런 건 없다고 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강춘옥 (74세)
- "실버요금제를 들은 적도 없다고 딱 무시하는 듯이 말을 하니까 너무 당황스러운 거예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기본료 1만 5천 원의 노인 대상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노인들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기자가 직접 할머니와 함께 대리점 5곳을 찾았더니 과연 그랬습니다.
"스마트폰 실버요금제 가입하려고 하는데요."
"그건 아직 안 나왔는데요"
또 다른 대리점에 가서야 왜 실버요금제를 모른 척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휴대전화 대리점
- "어르신들 쓰시는 건 기본료가 1만 5천 원밖에 안 되니까 할인되는 게 없어요. 기기 가격은 할부로 계속 나간다고 보셔야 돼요."
웬만한 스마트폰에 평균 50만 원 정도 지원되는 단말기 보조금이 실버요금제엔 지원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스탠딩 : 최은미 / 기자
- "결국 한 달에 통신비 1~2만 원 아끼려고 실버요금제 가입했다가는 단말기 대금 3~4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통신사는 정부 탓만 합니다.
▶ 인터뷰 : 이동통신사 관계자
- "3~4만 원 하는 건데 1만 5천 원 받는단 말입니다. 그건 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거죠. 저희 입장에서."
방통위는 이런 상황을 아예 모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방통위 관계자
- "지금까지 이런 얘기가 한 번도 안 들어왔거든요. 지금 처음 문제제기 해주시는 겁니다.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통신비 인하 생색만 낸 방통위, 그리고 정부의 허술한 감시 속에 꼼수를 부리는 통신사.
이용자들이 통신비 절감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스마트폰을 노인이라도 좀 쓰고 싶잖아요."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