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병원과 보험설계사, 그리고 가짜환자가 함께 집단으로 보험 사기를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집단보험 사기, 도대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그 실태와 문제점을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태백 보험사기
대전 보험사기
서울 보험사기
목포에서 집단보험 사기사건이 적발된 건 지난 1월, 병원이 3곳이나 가담했습니다.
그중에 한 곳을 찾아가봤습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 인터뷰 : 병원 인근 약사
- "(한 환자가 계속 오래 입원한 경우가 있었어요?)없었어. 입원환자는 2~3명밖에 없었어. (입원환자가 거의 없었어요?) 없었지. 있긴 있는데 몇십 명 있진 않았어."
허위 진단서를 끊은 가짜 환자들은 병원이 아닌 오락실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아예 입원조차 하지 않은 겁니다.
그렇다면, 보험설계사와 병원, 그리고 의사까지 가담한 집단사기극은 어떤 식으로 이뤄졌을까.
▶ 인터뷰 : 김정국 /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
- "집중적으로 해당 고용의사와 보험설계사, 보험브로커죠. 강한 유착관계를 통해서 대규모로 보험사기범들을 환자로서 유인했습니다."
문제의 병원은 사무장이 의사를 고용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이었습니다.
이곳의 의사가 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보험브로커가 의사에게 접근해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이 끌어들인 가짜환자는 28명.
▶ 인터뷰 : 김정국 /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
- "길게는 3년 내지 4년에 걸쳐서 보험사기 행각을 한 허위환자도 있었고 짧게는 1년에서…. 그런 식으로 계속 입·퇴원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보험설계사는 이들에게 10개의 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모두 18억 원의 허위보험금을 타냈습니다.
그리고 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서도 9억 원 상당의 요양급여비를 챙겼습니다.
심각한 것은 가짜환자 행세를 한 사기범들은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보험사기 가담자
- "보험사기로 재판 중이예요. 보험사기라고 하니까 사기가 뭔지를 모르겠어요. 뭐 때문에 사기가 됐는지."
이렇게 보험사기로 빠져나가는 돈이 지난 한해만 무려 1,840억 원, 한 해 전보다 비해 15% 늘었습니다.
적발건수도 매년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험사기범은 3만 명, 1년 전과 비교해 30%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이기욱 / 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
- "경쟁적인 영업정책으로 보험계약 심사가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줄줄 새나가는 보험금을 막을 관련 제도 역시 부족하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송윤아 / 보험연구원 박사
- "법제도적 장치가 상당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회사나 감독 당국의 조사권 관련 제도가 시급히 정비될 필요가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집단보험사기가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로 인한 피해를 일반보험가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겁니다.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MBN 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
영상취재: 김애정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