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자영업 못지 않게 충격을 받은 곳이 중소기업입니다.
대기업이 잇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중소기업은 쌓이는 재고에 존망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반도체와 LCD의 주요 공정인 표면처리에 사용하는 약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입니다.
최근 유럽발 경기침체의 여파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재고가 조금씩 쌓여갑니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설상가상.
▶ 인터뷰 : 허욱환 / 익스톨 대표
- "대기업에 납품하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에 재고가 많이 쌓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인력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처럼 국내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3곳 이상은 심각한 경영 위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더 영세한 기업들은 버티질 못하고 문을 닫고 있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통한 비상경영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수합병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 몸집을 불려온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하반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며 비상경영제체를 선언했습니다.
포스코는 초긴축 예산을 편성하고, 불필요한 투자 집행을 미루면서 현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들어간 대기업도 잇따릅니다.
GS칼텍스는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최근 대한항공은 55명을 희망퇴직 처리했습니다.
일부 대기업은 신규 채용까지 제한하며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있는데,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지면 연초 사업계획마저 대폭 수정한다는 계획입니다.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우리 산업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취재: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