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벌써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자녀에게 집 남겨주려고 아등바등 사는 것처럼 어리석은 게 없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데요,
강영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올해 일흔아홉 살의 오명환 씨.
지난 겨울, 갑자기 다리를 다치면서 생활비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는데, 때마침 은행 직원의 조언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했습니다.
▶ 인터뷰 : 오명환 / 서울 구산동(79세)
- "확정된 금액이 계속 매월 나오니까 상당히 생활하는데 힘이 되고 마음이 안정되죠."
이처럼 노후 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에게 주택연금이 인기입니다.
주택연금 1만 번째 가입자가 된 김용애 씨도 이제 '자식 눈치 보던 시절은 옛말'이라고 합니다.
▶ 인터뷰 : 김용애 / 서울 흑석동(69세)
- "모임이 여러 군데 있는데, 거기서 다 이런 이야기 하더라고요. 자식들한테 의지하지 않고, 물려주는 것 신경 안 쓰고…."
최근 집값이 계속 내려가는 것도 주택연금 가입 속도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70세를 가정해 5억 아파트 가격이 4억으로 떨어진다면 주택연금 수령액도 매달 173만 원에서 138만 원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집값 하락 속도가 가파른 수도권 가입자가 비수도권 가입자를 능가하고 있습니다.
기대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 기왕이면 빨리 가입하자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승창 /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부장
- "수명이 늘어나면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나눠 가지는 월 지급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가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지금 가입하는 게 나중에 가입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또 현재는 주택 소유자와 배우자 모두 60세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르면 내년부터는 주택 소유자만 60세가 넘어도 가능할 전망이어서 주택연금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ilov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