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증시에서도 정치 테마주가 요동을 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주가가 오를 때 지분을 매각한 대주주만 배를 불리고, 나중에 주가가 내려가서 발생하는 손실은 개인 투자자가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인제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0년 넘게 전업투자를 해온 윤 모 씨.
2007년 소위 4대강 테마주에 투자해 큰돈을 버는 듯했지만, 결국 차익실현 과정에 대부분 날렸습니다.
이번 대선 테마주인 안랩에서도 윤 씨는 적잖은 손해를 봤습니다.
위험한지 알면서도 대박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탓입니다.
▶ 인터뷰 : 전업 투자자
- "중견기업 직원 월급이 하루에 나오니까 그 마력을 못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저기 소위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신기루처럼 보이는데요.
마치 저 종목만 사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큰돈을 벌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신기루는 실체가 없습니다.
실제로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 6월 이후 16개 테마주는 평균 172% 올랐는데요,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67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손실의 99%는 개인 투자자가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전세력이 붙은 것도 모르고 개인이 모여들자, 대주주는 주식을 팔아치워 거액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이런 사례는 이미 수차례 반복됐습니다.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아가방앤컴퍼니의 경영진은 이처럼 주가가 급등할 때 지분 매각으로 380억 원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
- "운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정치인 말 때문에 휩쓸려 간 것입니다."
이밖에 '안철수 테마주'인 미래산업과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의 경영진도 이런 방식으로 거액의 시세 차익을 챙겼습니다.
금융당국은 시세조종 세력에 대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하은수 / 금융감독원 팀장
- "조사 결과 불공정 세력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한탕주의와 이를 노리는 작전세력이 존재하는 한, 테마주의 덫은 결국 개인투자자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