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달러, 유럽의 1유로 등 외국 지폐는 한 자리 수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폐는 천원, 네 자리입니다.
화폐 단위가 커서 음식점과 카페 등 상점에서부터 화폐 단위를 줄여 쓰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엄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음식 이름 옆마다 빼곡히 쓰여 있는 음식값.
'1만 2천 원, 1만 3천 원' 천 단위 밑은 있으나마나인데, '000'이란 숫자가 고집스럽게 들어가 있습니다.
열 손가락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작은 숫자들이 메뉴판에 적혀 있습니다.
김밥을 파는 분식집, 커피를 파는 카페 등 여러 곳에서 사용되지만, 음식을 사먹는 덴 불편함이 없습니다.
(3.5가 무슨 뜻일까요?) 3,500원이라고 생각해요.
(5.0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5,000원이겠지 하고….
5,000원에서 영 세 개를 떼 5원으로 적는 것처럼 화폐 단위를 일정 비율 낮추는 정부 정책을 '리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부터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 스탠딩 : 엄해림 / 기자
- "전통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물건을 사보겠습니다. 5천 원이라는 말 대신 5개 또는 5장으로 줄여서 말하고 있습니다."
1962년 화폐 개혁 때도 단위를 10분의 1로 줄였지만, 갑자기 실행돼 화폐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인실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수치가 간편해져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한국 경제의 위상도 많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폐 가치를 실생활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리 삶에서부터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