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일) 미국으로 떠난 윤병세 외교장관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에 관한 논의입니다.
우리나라가 원하는 핵연료 재처리에 부정적인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가 있을까요?
있다고 합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작업자가 어슴푸레한 주황색 전등이 켜진 방 바깥에서 로봇팔을 조작합니다.
꿈의 핵연료 재처리 기술로 불리는 '파이로 프로세싱' 연구시설입니다.
재처리란 원전을 돌리고 남은 연료에서 우라늄을 뽑아내는 것으로 나뭇재 사이에서 덜 탄 목재를 골라 불을 다시 붙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파이로 프로세싱에는 종전 재처리와는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한수 /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 "우라늄을 회수하고 나머지 혼합물은 한꺼번에 회수하기 때문에 순수한 플루토늄이 있을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파이로 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를 소금과 함께 섭씨 500도로 끓여 우라늄만 쏙 뽑아냅니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순수한 플루토늄이 있어야 하지만 파이로 프로세싱에서는 플루토늄이 불순물과 한 데 섞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는 겁니다.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미국을 설득할 카드가 되는 이유입니다.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규모도 줄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황일순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파이로 프로세싱은 장수명핵종(독성이 수만 년 동안 지속되는 핵물질)을 분리해서 태우겠다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원자력 의존이 높은 한국의 상황에서 파이로 프로세싱이 어떤 미래를 안겨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안현민 VJ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