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MBN의 취재 결과, 대형마트에 학용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갑의 횡포에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파면 팔수록 나오는 '갑과 을'의 불공정거래, 정말 끝이 없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
크레파스에서 스케치북, 연습장, 색종이까지, 학용품 코너에는 없는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학용품 납품업체에 대한 대형마트의 '갑의 횡포'는 일상화돼 있었습니다.
한 업체는 '단가 후려치기' 때문에 20억 원어치를 납품하고 수천만 원을 손해봤는가 하면, 재고를 고스란히 떠맡은 업체도 있습니다.
▶ 인터뷰 : 학용품 납품업체 관계자
- "'너희 거니까 너희가 가져가라'해서 강제로 밀어내기식으로 갖다 줘 버리면, 앞에서 팔고 뒤로는 그만큼 적자 아니에요?"
납품업체들은 대형마트가 판촉행사를 벌일 때만 되면 마트 측이 어떤 것을 떠넘길까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그래도 '슈퍼갑'인 마트에 맞서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 인터뷰 : 방기홍 / 학습준비물 생산·유통인협회 위원장
- "대형마트가 학용 문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갑의 횡포'가 심해서 학용 문구 산업이 고사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종하 /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지원단
- "효율적 단속을 위해서는 공정위의 즉각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업계는 학용품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유통재벌의 판매를 규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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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안현민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