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기업 사주들은 흔히 자녀에게 조그만 회사를 차려준 뒤, 그 회사에 집중적으로 일감을 줘서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을 애용하는데요.
정부가 이런 것도 증여라며 세금을 물렸는데, 반발이 거세다고 합니다.
그 속사정을 이상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를 도맡아 하는 현대 글로비스.
정의선 부회장은 30억 원을 투자한 뒤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회사를 키웠고, 현재 정 부 회장은 2조5천억 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 역시 60억 원을 투자한 SK C&C를 집중 지원해, 2조 원이 넘는 재산을 갖게 됐습니다.
국세청은 이같은 일감 몰아주기가 사실상 증여에 해당한다고 보고, 7월 한달 동안 자진신고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1만 324명이 증여세 1859억 원을 신고했는데, 이는 당초 예상보다 2배에 가까운 금액입니다.
문제는 신고 대상자 4명 가운데 3명이 중소기업이라는 점.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지용 / 중기중앙회 재정금융팀장
-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권은 부랴부랴 중소기업인을 과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데,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