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카는 신랑 신부를 결혼식장에서 공항까지 데려다 주는 임시 자동차가 아니다. 새 출발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안전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은 과시욕도 한몫한다.
다른 사람 결혼식에 가서 웨딩카가 어떤 차인지 눈여겨보는 사람들도 많다. 유명인들의 결혼식에서 웨딩카가 패션 못지않게 화제가 되기도 한다.
세기의 행사로 관심을 모으는 영국 왕실 결혼식에서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이 웨딩카로 사용된다. 지난 2011년 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서는 왕세자비인 케이트 미들턴은 롤스로이스 팬텀 모델을 타고 식장으로 들어섰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35년간의 숨겨진 사랑을 결혼으로 승화시킨 영국 찰스 황태자와 카밀라 파커볼스의 결혼식에서도 롤스로이스 팬텀이 웨딩카로 사용됐다. 롤스로이스 팬텀을 웨딩카로 이용한 커플은 국내에도 있다. 2005년 결혼한 연예인 김승우-김남주 부부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이 꼽은 꿈의 웨딩카도 롤스로이스 팬텀일까?
매경닷컴은 중고차기업인 SK엔카에 의뢰해 ‘내가 선택하고 싶은 최고의 웨딩카’라는 주제로 2주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403명이다. 대상은 유명인들이 웨딩카로 사용했거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수입차 20개 차종이다.
설문 결과,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가 롤스로이스 팬텀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꿈의 웨딩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응답자 중 21.3%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를 선택했고, 19.6%는 롤스로이스 팬텀을 골랐다. 그 다음으로 링컨 타운카 리무진(6.7%), 포르쉐 911(6.5%), 벤틀리 플라잉스퍼(5.2%), 페라리 캘리포니아(5.2%), 스타크래프트 밴(5.2%) 순이었다.
정인국 SK엔카 종합기획본부장은 “많은 소비자들이 결혼식 웨딩카로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억대 스포츠카나 세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려하고 멋있는 차를 타서 평생 단 한번뿐인 결혼식에 특별함을 더하고 남들에게 주목 받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위를 차지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로드스터는 2인승 컨버터블로 최대출력 700마력, 최고속도 350km/h, 발진가속도(0→100km/h 도달 시간) 3초인 슈퍼 스포츠카다. 신차가격은 7억원대에 달한다.
응답자들은 “일생일대 한 번 오는 기회라면 람보르기니를 선택하겠다”, “결혼식이라는 자리를 빌어 잠시라도 같이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멋지고 화려한 차를 타고 축복받고 싶다”는 의견을 남겼다.
2위는 초호화 세단인 롤스로이스 팬텀. 람보르기니가 최고의 주행성능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카라면 롤스로이스는 최고급 럭셔리 세단으로 정평이 나있다. 팬텀은 중후하면서 호화로운 내·외관과 안락한 승차감으로 결혼식 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선호했다. 팬텀 역시 가격은 6억~7억원대에 달한다.
응답자들은 “부와 명예의 상징인 롤스로이스 타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싶다”, “영원히 기억될 결혼식 날 함께 하기에는 세계적인 명차 롤스로이스가 적격”, “피곤한 결혼식이 끝나고 난 후 편하고 조용하게 공항까지 이동하고 싶다” 등을 선택 이유로 꼽았다.
3위는 최고급 세단인 링컨 타운카 리무진. 초대형 세단인 링컨 타운카 리무진은 국내 웨딩카 대여시장에서 신혼부부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웨딩카다. 긴 차체 길이가 나타내는 웅장함은 예식장에 서 있는 다른 웨딩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4위는 포르쉐 911은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역사와 전통이 돋보이는 스포츠카다. 50년간 성능과 디자인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럭셔리 스포츠카로서 착실히 입지를 다져왔다. 911 역시 차량 가격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공동 5위는 벤틀리 플라잉스퍼, 페라리 캘리포니아, 스타크래프트 밴으로 나왔다.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명차 양대 산맥으로 손꼽힌다. 벤틀리는 영국 크루 공장 장인들의 손을 거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만든다.
플라잉스퍼는 고성능 럭셔리 세단으로 국내에서는 기본형 모델이 2억8000만원에 판매된다. 우아한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벤틀리의 4도어 모델 중 가장 강력하다. 벤틀리 고유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스포티한 자태를 갖췄지만 디테일에 있어서는 현대적인 감각을 자랑한다.
페라리 캘리포니아는 페라리 최초의 하드탑 컨버터블이다. 612 스카글리에티, 430 스쿠데리아의 뒤를 이은 새로운 모델이다.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8기통 엔진을 미드 프런트 십에 장착한 모델로 최고 출력은 460마력(7750rpm), 최대 토크는 485Nm(5000rpm), 발진가속도는 4.0초 이하다.
하드톱의 경우 커버와 탑을 동시에 작동시켜 개폐 시간이 14초에 불과하다. 다른 접이식 톱과 달리 알루미늄 패널과 캐스트 알루미늄 베어링 구조를 채택해 무게도 줄였다. 페라리 캘리포니아는 SBS 드라마 ‘스타일’에서 배우 김혜수가 타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가격은 3억원대다.
스타크래프트 밴은 ‘달리는 호텔’이라 불리는 럭셔리 수입 밴이다. 연예인 차로 불리기도 하지만 연예인은 물론 회장님이나 사장님 차로도 인기다. 비즈니스용이나 재벌들의 가족 나들이용으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연예인과 기업들이 이 차를 선호하는 이유는 9~11인승으로 6명 이상 탈 경우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정체 때에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넓고 아늑한 공간에다 항공기 1등석 부럽지 않은 좌석 등으로 호텔에 버금가는 안락함까지 갖춰 많이 찾는다.
5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미니 쿠퍼 컨버터블, 마이바흐 랜덜렛, 렉서스 LS460 리무진도 10위권에 들어와 네티즌이 선호하는 웨딩카 톱 10에는 들었다.
이 밖에 폭스바겐 뉴비틀 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