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이건희 측에 "화해 원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1)과 상속분쟁을 벌이고 있는 형 이맹희씨(82)가 화해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이맹희씨 측이 화해 의사를 갖고 있다는 얘기는 나돌았으나, 법정에서 공식적으로 화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의 심리로 24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 변호인은 "국민께 실망을 안겨 드린 점 등을 감안해 가족과 대화합 차원에서 (조정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피고 측 의사를 모르니 조정기일을 잡아 의사를 확인하면 어떻게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회장측 대리인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밝히는 것이 이번 재판의 목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심사숙고했지만 재판 진행 결과를 보면 현재로서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선대 회장 뜻이 모였고 후손이 어떻게 뜻을 이어가는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재판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정통성과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이맹희씨 제안을 이 회장에게 전달해 이에 대한 의사를 전달 받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일단 예정대로 재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내달 7일 한차례 변론을 더 열고 같은 달 14일 심리를 마칠 예정이다. 윤준 부장판사는 "(이병철 회장이) 살아있다면 화해를 원하지 않았을까"라며 "일단 결심을 예정대로 하고 화해 의사가 있으면 비공개로 조정기일을 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이맹희씨는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고 변호인 측이 밝혔다. 이맹희씨는 변호인과 4~5시간 대화를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등에 따르면 맹희씨는 최근 일본에서 건강검진을 하면서 암이 부신으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