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김정태(67) 전 국민은행장이 2일 오전 10시30분께 급환으로 사망했습니다.
전남 광주 출신의 김 전 행장은 1969년 조흥은행에 입행,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으며 동원증권 대표이사와 국민은행의 합병 전신인 주택은행장을 거쳐 2001년 통합 국민은행의 첫 행장에 취임했습니다.
김 전 행장은 외환위기 직후 국민은행의 합병 전신인 주택은행장을 맡으면서 국민·주택은행의 통합을 원활하게 마무리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특히 주택은행장 재임 시절 은행권에 명실상부한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은행장 월급은 1원만 받고 주택은행 주식 40만주를 스톡옵션으로 받은 그는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주식회사의 경영 철학에 충실했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김 전 행장은 '증권맨'에서 시중은행장으로 거듭난 입지전적 인물"이라며 "국내에 'CEO 주가'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통합 출범 당시 4만원대를 횡보하던 국민은행의 주가는 재임 기간 9만원 가까이 치솟기도 했는데 이처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은행의 이익을 많이 내는 게 은행장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외국계 투자자들과 시장에선 '시장 수호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톡옵션 행사로 14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김 전 행장은 국민은행장 재임 기간 절반인 70억원을 고아원과 노인복지시설 등에 기부했습니다.
국민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받은 스톡옵션도 퇴임 후 행사했지만, 역시 이 가운데
'타고난 장사꾼'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3년 임기를 채우고 미련없이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고인은 슬하에 운식(브로드컴 근무)·운영(구글 근무) 두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9시에 치러집니다. 장지는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