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엔저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급기야 동남아에서는 일본 텔레비전 가격이 우리나라 제품의 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이 접전을 벌이는 동남아 전자제품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은 전자제품 대부분을 20% 넘게 싸게 팔고 있습니다.
32인치 풀HD TV의 경우 LG는 800달러, 삼성은 650달러지만, 일본 샤프는 400달러로 한국 제품의 절반 가격에 불과합니다.
태국에서는 일본 기계제품 가격이 20% 급락해 한국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일본 자동차 3사의 판매량은 8.4% 늘었지만, 한국차는 0.2% 줄었습니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우리 반도체 물량도 14% 감소했습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데, 우리 기업들은 비상대책을 세우고 싶어도 속수무책입니다.
▶ 인터뷰(☎) : 자동차 업체 관계자
- "저희 입장에서 대책은 없고요. 사실 저희가 차를 팔려면 (가격을)똑같이 내리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우리가 수익성이 악화되니까…."
반면, 토요타는 오는 3월까지 최고 순익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일본 업체들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상식 /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
- "수출업계는 일본 기업들이 엔고 시대 때 추진했던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품질경쟁력 제고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엔저 공세가 2~3년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인하와 유동성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