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우리 기업들.
하지만, 사옥을 짓거나 옮길 때는 과학적 근거가 떨어지는 '풍수'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돈을 부르는 자리, 또 돈이 새나가는 자리가 있다며 기업 총수부터 최우선적으로 챙긴다는 데, 한성원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풍수지리 전문가들이 명당으로 꼽는 서울 서초동의 삼성그룹 사옥입니다.
남쪽에 우면산, 동쪽에 역삼역, 서쪽에 서초동 법원 일대가 모두 높아 삼면에서 모인 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에 유입되는 터입니다.
돈을 상징하는 물이 모이고 풍수에서 가장 명당인 '배산임수'와도 딱 맞아떨어진다고 합니다.
반면 서울역 맞은편은 괴담이라고 할 정도로 기업의 흥망이 심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끌던 김우중 전 회장의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공중분해됐고, 이 빌딩을 인수한 금호그룹은 워크아웃 신세가 됐으며, 그 옆의 STX그룹은 2000년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다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재계 3위 SK그룹 사옥에는 풍수 최고의 비책이 동원됐습니다.
빌딩 네 귀퉁이에는 거북이 발 모양의 무늬가 있고 건물 뒤쪽에는 꼬리를 뜻하는 삼각문양, 정면에는 머리 형상의 구조물이 설치돼 거북이가 건물을 받치고 있는 형상입니다.
재앙은 막고 복을 키운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 인터뷰 : 박정해 / 정통풍수지리학회 이사장
- "풍수만으로 기업이 흥하고 망할 수는 없는데 남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하나 더 가진다는 것은 훨씬 좋은 유리한 고지에 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은 사옥뿐만 아니라 사무실 위치와 출입문 방향, 심지어 화장실 위치까지도 풍수학자들의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스탠딩 : 한성원 / 기자
- "풍수는 결과를 가지고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불황이 깊어질수록 땅의 기운에라도 의지하려는 생각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MBN뉴스 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