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통신 3사의 기상은 '흐림'이다. LTE 가입자가 늘면서 연말 뜨거운 보조금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상 최대 과장금을 부과하면서 인식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
'평타 수준'이 예상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반해 KT는 사업 부진 뿐 아니라 빅베스(Big Bath, 새로 부임하는 CEO가 전임 CEO의 재임기간 동안 누적된 손실을 회계장부상 최대한 털어내는 행위) 위험까지 안으면서 영업이익에서 LG유플러스에 역전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황창규 신임 KT 회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향후 실적은 물론 주가까지 크게 움직일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통신사의 예상 매출액은 지난 2012년과 비교해 2.5% 증가한 13조579억원이다. 이중 KT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이 같은기간 3.6% 오른 5조8761억원, SK텔레콤 4조2747억원(2.5%), LG유플러스 2조9072억원(1.0%)을 차지한다. 반면 통신 3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5.7% 감소한 7495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게 시장 예상이다. SK텔레콤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5.0% 감소한 5240억원, LG유플러스 1391억원(-6.8%), KT는 864억원(-71.9%)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KT의 경우 계절성 지급수수료 부담은 물론 가입자 유치 규모를 늘린 데 따른 마케팅 비용의 상승, 각종 일회성 비용 인식 등으로 별도 기준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 KT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황 신임 회장이 "KT의 방만경영을 끝내겠다. 외부 인사청탁을 근절하고 인사청탁하면 처벌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수익성 개선 시점이 올해이긴 어렵다는 게 시장의 인식이다. 지난해 3분기 말 KT의 별도기준 직원수는 3만2630명으로 임원수는 133명에 이른다. 지난해 KT의 예상 인건비는 2조5000억원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의 6100억원(직원수 4179명)와 비교해 4배가까이 높다.
양 연구원은 "주파수 경매 이후 KT가 광대역 LTE를 출시했지만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이후 확연한 순증세로 돌아서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다만 KT의 회복이 SK텔레콤의 순감폭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당매출(ARPU) 성장세를 눈여겨봐야 한다. 양 연구원은 "올해 ARPU 상승을 3.8%로 전망하는데 이를 넘어서는 성장세가 나타난다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SK하이닉스도 이목을 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 기준 10조8000억원, 영업이익 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예상매출액은 14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3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실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은 주당순이익(EPS)의 27% 가량이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임형규 전(前) 삼성전자 사장을 정보통신기술(ICT) 성장추진총괄 부회장으로 임명하는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인 통신(SK텔레콤), IT서비스(SK C&C), 반도체(SK하이닉스)간 시너지를 노리고 있어 SK텔레콤의 주춤한 실적 개선세는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시장 선점을 통한 마케팅 경쟁 우위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LG유플러스의 순증 가입자 점유율은 73.9%에 달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 2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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