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간호원이 치매 노인을 돌보고 있다. |
#늘 건강하던 A씨의 아버지는 두 차례의 뇌경색 발병에 이어 치매까지 추가 진단받아 가족들이 느끼는 간병비 등 치료비 부담이 날로 커져갔다. A씨의 월급은 들어오자마자 바로 치료비로 빠져 나가고 A씨의 오빠 또한 사업 실패로 형편이 어려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평소 강건하다고 믿었던 B씨의 아버지는 어느 날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진단받았다. B씨의 어머니가 아버지 수발을 들었지만 매우 버거워했다. B씨는 아버지 병세가 계속 악화돼 끝내 요양원으로 모시기로 결정했다. B씨는 매달 요양원에 붙이는 아버지 요양비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발병 후 평균 생존 기간은 8.5년이다.
이처럼 치매는 가족의 정신적 고통은 물론 장기간 적지 않은 비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회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지 않으면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가정에서의 요양보호가 어려워짐에 따라 고비용의 유료 요양시설 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간병비 또한 폭증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요양병원은 2006년 363개에서 2011년 975개로 286.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요양병원의 병상은 4만3336병상에서 13만5294병상으로 312.2% 늘었다. 또 동기간 진료환자 1인당 총 진료비는 408만원에서 860만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수치들이 시사하는 점은 우리사회에서 치매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 치매질환 진료현황'을 보면 2003년 치매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4만5546명에서 2012년 29만5370명으로 9년새 7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40~50대 중년층 치매 환자들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치매로 인한 문제가 사회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중년층의 치매가 증가하면 가정의 수입원 상실을 비롯해 치료 및 간병비 부담 가중, 정서적 스트레스 등으로 가정의 해체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치매 발병 후 생존 기간이 긴 점도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키다. 건보공단 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발병 후 평균 생존기간은 8.5년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의 인지능력이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뇌의 기능 저하에 따라 인지, 운동 능력 등에 복합적인 장애가 발생한다.
라이나생명보험에 따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후 평균 생존기간인 8.5년 기준으로 환자 총 부담금(치료비)은 4949만8968만원 상당이다. 여기에 간병인 등을 고용하는데 월 평균 200여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2억원 상당의
한편 라이나생명,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 민간보험사들이 치매 및 장기간병 보험 상품을 출시해 치매 등에 대비토록 도움을 주고 있으나 치매에 소요되는 비용이 보험금보다 크게 웃돌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