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바꿀 혁신기술 12가지 - ⑧ 무선 충전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전선 없이도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무선충전 기술이 서서히 상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모바일 기기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무선 충전이 가능한 전기버스까지 등장했다. 지저분하게 전원선이 다닥다닥 꽂힌 멀티탭도 미래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내년 무선충전 시장, 25조원 규모로 성장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전기 에너지를 무선 전송이 가능한 전자기파 또는 광파로 변환하여 무선으로 전력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IT 시장조사기관 iSuppli에 따르면 전세계 무선충전 시장 규모는 2010년 1억2400만 달러에서 2011년에는 전년대비 615% 급증한 8억 8600만 달러, 2012년 약 33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에는 4년간 연평균 127% 증가한 약 237억 달러 규모에 이르러 당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무선충전기 출하량은 2010년 360만대에서 2014년에는 60배 이상 증가하여 2억 3400만 대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에는 무선충전기가 적용될 분야로 휴대폰이 52%, 노트북·넷북·태블릿PC가 31%로 전체의 80% 이상이 휴대용 IT 기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자동차에도 앞좌석이나 뒷좌석의 가운데에 위치한 컵홀더 등에 내장되는 등 무선충전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적용분야의 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ahners In-Stat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40%가 50달러 정도면 무선충전기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응답하여 제품의 가격 인하가 빠른 대중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각 스마트폰 업체들의 정품 무선충전기가 평균 80~100달러 정도이나 제품이 확산되면서 근시일 내에 무선충전기의 가격도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LG전자, 자기유도 방식으로 무선충전 시장 주도권 확보
무선충전 기술은 크게 자기유도(Magnetic Induction) 방식, 자기공명(Resonant Magnetic Coupling) 방식, 전자기파(Microwave) 방식의 세가지 기술로 나뉜다. 단순히 무선전력전송 거리로 비교해 보면 자기유도 방식의 전송 거리는 접촉해야 하는 수준으로 가장 짧고, 자기공명 방식이 적당히 먼 거리에서 가능하며, 전자기파 방식의 전송거리가 이론상으로 가장 길다.
자기유도 방식은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수신부 코일에서 전기가 유도되는 전자기 유도원리를 이용한 방식이다. 전송효율은 최대 90% 이상이나 송수신 코일간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코일의 중심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기술은 WPC의 Qi 인증 도입으로 무선충전 기술 중 자기유도 방식만이 유일하게 국제 표준이 마련되고 상용화됨으로써 무선충전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WPC는 2010년 9월 자기유도 기술에 기반한 무선충전기의 상용화를 위하여 국제 표준 'Qi 1.0'을 최초로 발표했다. 'Qi' 인증을 받은 모든 기기는 제조 업체가 달라도 서로 호환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LG전자가 지난해 2월 WPC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LG는 자기유도방식 무선충전 기술의 국제 표준에 힘을 기울이며 삼성이 자기공명 방식에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에 자체 개발한 무선충전패드는 WPC로부터 Qi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 옵티머스 LTE2에 무선충전 기술을 처음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갤럭시S3 출시할 당시에는 자기공명방식을 적용한 무선충전 기술을 내놓을 것으로 밝힌 바 있지만 최종적으로 보류하였고 현재는 자기유도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 삼성전자, 미래의 무선충전에 도전장
자기공명(자기공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과 달리 송수신 코일의 품질 계수가 수백 이상으로 매우 높고 송수신 공진 코일간의 거리가 멀어지거나 송수신 코일의 중심이 잘 맞지 않아도 코일의 공진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전송 효율을 갖는다. 즉 자기유도방식은 스마트폰과 충전기가 접촉이 돼야 충전이 되고 자기공명방식은 떨어져 있어도 충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장 잠재력은 자기공명방식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기술적 성숙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자기장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한 기준이 없으므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송효율은 이론상 1미터 내에서는 90%에 근접하고, 2미터를 벗어나면 40%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1미터가 넘는 거리에서 전송효율을 제대로 내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공명 방식 무선충전기술의 선두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2012년 5월 북미 최대 무선통신전시회 'CTIA Wireless 2012'에서 삼성전자는 통신업계 선도업체들과 무선충전 연합인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를 설립해 자기공진방식 무선충전 기술을 상용
A4WP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미국 통신칩 개발사 퀄컴, 브로드컴, 플래시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 액세서리 업체 에버윈, 이스라엘 무선충전 솔루션 업체 파워매트, 독일 자동차 협력업체 페이커 어쿠스틱, 가구 업체 길 인더스트리, 국내 SK텔레콤 등 50여개 업체가 가입돼 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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