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어 4만 달러로①] 남이섬은 되고 자라섬은 안되고

【 앵커멘트 】
저희 MBN은 새해를 맞아 우리나라 성장의 발목을 잡는 갖가지 규제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북한강에 나란히 자리 잡은 '남이섬'과 '자라섬'인데요.
불과 800미터 거리지만 그 모습은 너무 다른데, 정부의 규제가 어떤 폐단을 불러오는지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찍고, 찍고, 또 찍고.

강추위 속에서도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이곳은 남이섬입니다.

연인들도, 가족들도 추억을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 인터뷰 : 유혜준 / 인천 작전동
- "굉장히 이국적이고, 마음을 탁 트이게 해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이 지역 호텔은 3개월치 예약이 끝났습니다.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이곳 남이섬은 연간 27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옆 자라섬은 어떨까요."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 800미터 거리에 자리 잡은 자라섬.

찾는 사람이 없어 28억 원짜리 수상 시설은 문이 걸어 잠겼습니다.

식물원은 유리 온실이 아닌 비닐하우스로 지어졌고, 취사장 건물에는 바퀴가 달렸습니다.

왜 이럴까.

자라섬은 과거 물에 자주 잠겼다는 이유만으로 하천법을 적용받아 건축물이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둑을 쌓으면 침수를 막을 수 있다며 하천법 개정을 촉구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서흥원 / 경기 가평군
- "불과 1km 떨어진 섬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자라섬을 정부가 규제에서 풀어서 남이섬처럼 개발할 수 있게끔 해야…."

법과 원칙은 준수하되, 천혜의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