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맞벌이 가정이라 낮 시간에 여자아이들이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서 놀고 있으면 누군가 나타날 것만 같고 혼자두기 많이 불안했다. 어른들이 있으면 다행인데, ‘안심이 할머니’가 아이들을 지켜봐주시고 돌봐주시니까 참 안심이 된다.”(서울 시흥 5동 김희숙씨)
지난해 금천구 ‘숲지기강지기’의 ‘암탉우는 마을’은 낙후된 지역의 좁은 골목길에 돌보는 어른 없이 여자 아이들이 놀고 있는 등 방치되어 있어 성폭력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에 착안, 여성 독거 어르신들을 ‘안심이 할머니’로 위촉해 낮 시간동안 골목 환경조성과 함께 골목을 다니며 아이들을 돌봐주고 골목을 감시했다.
지난해 실시된 여성안전마을 시범사업은 금천구 뿐 아니라 마포구, 강북구, 은평구, 중구 등 14곳에서 운영됐다.
강북구 ‘오늘의 여성’은 수유 2동 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우리 마을의 위험지역을 파악하고, 이를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여성 안전지도 앱 ‘여안’을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거주 지역 주변에 유흥업소가 많아 10대 가출 청소녀가 늘어나지만, 여성단체, 상담소가 부재하다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중랑구 ‘초록상상’은 구청·복지관·건강가정지원센터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캠페인을 실시했다.
은평구 ‘한국여성의 전화’는 마을 주민, 지구대, 종교기관, 지역아동센터, 약사회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주민 누구나 주변의 폭력을 쉽게 알아채고, 피해 여성은 어디에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정폭력 없는 움직이는 마을’을 운영했다.
↑ [2013년도 여성안전마을 운영, 출처 서울시] |
서울시는 올해도 마을 주민의 힘으로 조성하는 ‘여성폭력 없는 안전마을’ 18여 곳에 총 1억 8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성 안전마을’은 갈수록 증가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문제에 대해 주민, NGO, 마을 내 경찰, 구청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 주민들이 직접 파수꾼이 되어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도 ‘여성 안전마을’은 마을 주민활동과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CEPTED 등을 적용한 여성 안전환경 조성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을 내 가정폭력, 성폭력 등을 예방, 신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014년도 여성안전마을 지원사업 분야는 ▲마을 안전망 구축사업 ▲여성안전 아파트 운영 ▲여성안심 귀갓길·골목길 조성 ▲마을지킴이 양성 활동 ▲주민 순찰대 운영 등이다.
이중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여성안전아파트’ 사업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등 성범죄가 아파트 옥상, 계단 등에서 일어나는 점을 착안, 노후되고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여성 취약지역을 모니터링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주민교육, 순찰 등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한 성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 빈집 등 취약지역, 좁고 낙후된 골목길 등을 모니터링 하여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마을 주민들이 정기 순찰을 통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여성안심귀갓길·골목길’ 사업도 추진된다.
올해 추진되는 ‘여성 안전마을’ 18곳은 한 단체에 1000만원 이내, 총 1억8000만 원이 지원되며 여성단체, 여성폭력 관련 단체, 성·가정폭력 상담소 등 여성 안전마을 사업을 운영하거나 희망하는 단체(마을 주민 5인 포함)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공모신청은 3월 14일(금)까지 각 구청에서 접수하며, 이에 앞서 2월 28일(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추진된 여성안전마을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 의지로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많은 시민들이 여성폭력에 대해 인지하고 여성 스스로도 주체적인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여성안전마을을 조성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