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려온 국내 3위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의 운명이 5일 결정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팬택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5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제1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고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논의한다.
팬택의 채권기관은 산업은행(의결권 40%), 우리은행(30%), 농협은행(15%), 신한은행(3%), 대구은행(3%) 하나은행(2.5%), 국민은행(1.2%), 수출입은행(1%), 신용보증기금 등 9곳이다.
의결 비율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업계에서는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채권기관 관계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큰 이견이 없는 한 워크아웃 개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만일 예상대로 워크아웃 개시가 되면 회계법인 실사 후 출자전환, 이자 감면 등 채권 재조정안이 마련되고 모든 의사결정은 채권단협의회로 넘어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워크아웃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팬택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지난 2011년 12월 30일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약 2년2개월 만이다.
팬택은 2007년 4월부터 4년 8개월간 워크아웃을 지내다 졸업한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됐다.
이처럼 팬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대내외 시장 환경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삼성, 애플, LG, 노키아, 최근 모토롤라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치열하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팬택이 자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팬택은 이런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고강도 사업 구조 혁신을 단행했다.
팬택신화를 이끌었던 창업주 박병엽 부회장이 경영실적 부진을 이유로 회사를 떠났고 팬택은 국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해외사업을 축소하고, 무급휴직으로 운영인력의 30%를 감축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팬택의 재무적 안정성은 시간이 갈수록 취약해져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고 800억원 자본 유치, 1565억 자금 지원 등에도 불구
편택은 결국 자금난을 못이기고 지난달 25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조만간 두번째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갖고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두번째 협의회에서 신규자금 지원, 구조조정 등에 대해논의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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