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원화-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는데 대해 원론적 긍정론을 밝혔다. 그러나 1996년 10월 개설됐다가 4개월만에 문을 닫은 원-엔 직거래 시장처럼 수요가 없을 경우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 부총리의 발언은 아직 '희망사항'에 불과한 상태다.
현 부총리는 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정책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원-위안 직거래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수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미국 달러화 거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역내 통화거래 확대, 원화 국제화 등으로 외환시장의 달러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는 상태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정부 사이에서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 대한 정책적 수요는 충만하다. 이 때문에 원화-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물론 한중 통화스왑 자금을 활용한 무역결제 등도 수년전부터 논의돼 왔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수요부족이다. 시장에서 달러화를 통한 거래가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관행을 정부의 힘으로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는 상태다. 실제로 원-엔 직거래 시장도 1996년 19월 개설됐다가 4개월만에 거래가 없어 문을 닫은 적이 있고, 2007년에도 당시 재정경제부가 이를 다시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수개월만에 백지화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추진했던 원-위안화 통화스왑 대금을 무역결제로 활용하는 방안도 실제 거래건수가 극히 미미할 정도로 민간에서는 양국 화폐에 대한 수요가 없었다.
한편 현 부총리는 정책간담회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설명하면서 "대통령께서 규제장관회의를 만들어 직접 챙기실 예정"이라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규제개혁이 경쟁과 투자를 불러와 경제에 생명력을 불러 넣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기업인들이 정부의 규제 완화에 호응해 투자와 고용을 늘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오석 부총리에 앞서 축사에서 "혁신의 실행 주체는 기업"이라면서 "정부가 기업보다 시장을 잘 알기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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