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한국경제의 전망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기득권 집단의 지대 추구(Rent Seeking·렌트 시킹) 행태가 경제의 효율성을 막고 있다"며 "이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초래하고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렌트 시킹은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로비, 약탈 같은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KDI가 최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한 결과, 혁신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정치(15%)와 부정부패(11%) 같은 렌트 시킹 현상이 꼽혔다.
김 원장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일본은 정치인과 지방관료가 유착해 생산성과 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대규모 투자했다 재정건정성만 나빠지는 문제를 겪었다"며 "같은 문제가 한국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정부의 구조 개혁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소수의 이익집단에 끌려 다니지 말고 단호하고 결단력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혁신정책과 관련 부처 간의 입장을 조율하고 주기적으로 정책 집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발표한 경제 혁신 3개년 개획도 내용보다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개혁과 개방을 통해 경제 성장을 달성한 성공 사례로 싱가포르를 제시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지난 80년대 말 중국의 노동집약적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를 우려해 정보통신(IT)사업과 서비스산업을 육성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은 금융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규제 정책을 선진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싱가포르와 같은 금융, 물류, 교육 서비스의 허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책 집행을 과학화하고 적극적인 개방을 통해 구조 개혁에 성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KDI가 발표한 대로 3.7%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에는 3.9%, 하반기에는
김 원장은 "올해 세계적인 경제 회복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개선돼 3.7% 성장하며 경상수지 흑자폭은 51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은 2.0% 내외의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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