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 제스트가 예정에 없던 회항 등의 사고를 냈지만 이렇다 할 공식 사과를 내놓지 않아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 25일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인천에 도착할 예정이던 에어아시아 제스트 Z2048편은 기상악화로 제주공항에 회항했다. 이날 대한민국 대부분의 지역은 미세먼지로 뒤덮여 시계가 좋지 않았다. 특히 바다가 인접한 김포와 인천공항은 안개까지 끼어 항공기의 결항과 지연이 이어졌다. 에어아시아 제스트 Z2048편 역시 원래대로라면 이날 오전 6시 25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했어야 하지만 기상악화로 회항을 결정해 8시 30분께 제주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급유 후 1시간 지나 인천으로 출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기장은 기체결함이 감지됐다며, 서울에서 정비사와 관계자가 파견돼야 해 오후 6시 이후가 넘어야 이륙이 가능하다고 알려왔다. 결국 승객들은 4시간 넘게 비행기 안에 머무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승객이 내리면 입국 수속을 다시 밟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시 이후가 넘어가자 승무원들이 초과근무를 하게 돼 항공 안전지침에 어긋난다며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새로운 대체 승무원이 올 때까지 다시 기다려야 한다고 통보했다.
일정이 급한 승객들 일부는 25일 저녁 국내선을 이용해 귀경했고, 남은 이들은 인근 호텔로 보내졌다. 이튿날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오전 11시에야 제주를 출발해 당초 귀국 시간보다 30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12시 1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렇다면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에 대한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의 보상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현재까지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해당 연착이 자연재해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규정상 60달러를 지불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이 같은 대응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제스트 제주 미아’라는 피해자 모임을 결성해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구상회 씨는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행태에 승객 177명은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라며 “에어아시아 제스트의 공식 사과와 적정 수준의 보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구 씨는 “현재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고 있고, 국토교통부 또한 민원 신청한 것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항공사가 국내에 신규취항과 증편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에어아시아에 대한 퇴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어아시아 제스트 측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주니어 조(Junior Joe) 에어아시아 제스트 한국지사장은 “그동안 있었던 항공기 지연 및 결함 등의 사건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다만 지난 제주 회항 건은 기체결함 때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항공 승무원들의 규정 근무시간이 초과돼 일정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길어졌다. 당시 서울로 오는 항공편이 매우 부족해 타 항공편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우선 승객들에게 임시 숙박과 함께 60달러씩을 제공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국의 경우 에어아시아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소식을 알리는데, 한국은 직접 콜센터 등의 수단으로 연락을 하는 문화더라”며 “핫라인에 대한 신설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콜센터 내 한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조 지사장은 “아울러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시장에 맞는 보상 방법을 찾고 있다”며 “에어아시아 제스트로 출범한 만큼 에어아시아그룹의 정책에 따른 환불정책이나 서비스 등을 따라 하루 빨리 안정화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에어아시아 제스트는 인천~마닐라 편도항공권을 5만5000원에 예약 가능한 특가 프로모션을 19일 새벽 1시부터 진행한다. 이 항공권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는 오는 23일까지 홈페이지(www.airasia.com)에서 예약이 가능하며, 여행기간
또 기존 다른 노선도 17일부터 30일까지 특가로 구매가 가능하다. 인천~칼리보가 10만6000원부터, 인천~세부가 10만2000원부터, 부산~칼리보가 9만9000원부터 예약할 수 있으며, 여행기간은 3월 17일부터 6월 30일까지다.
[매경닷컴 장주영 기자 semiangel@mk.co.kr] 매경닷컴 여행/레저 트위터_mktour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