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독수리 게놈(유전체) 정보를 분석해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테라젠바이오연구소, 문화재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독수리 게놈 정보를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달 31일 밝혔다.
독수리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준위협종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43-1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이다. 독수리는 가축 등의 동물 사체를 먹어 치움으로써 사체로부터 발생하는 탄저균 등의 병균이 사람과 동물을 감염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번식지인 몽골지역의 축산업 변화로 인해 먹이자원인 가축의 사체가 감소하고 각종 독극물과 수의약품에 노출되면서 그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독수리의 생태과학적 분석과 독수리 보호를 위한 한-몽간 협의는 진행됐지만 이들의 유전자를 확보하고 전장 유전체 및 전사체를 분석하여 생리학 메커니즘, 생태적 형태적 특징을 밝히는 분자적 수준의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살아있는 독수리 두 마리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5개월에 걸처 DNA와 RNA 서열을 생산하고 분석해냈다. 특히 게놈서열 분석을 통해 약 20만 개의 독수리 유전자(unigene)를 규명한 결과 독수리는 면역과 위산의 분비와 관련된 유전자가 특이적으로 변화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독수리가 썩은 고기를 먹어도 질병 이나 병원균 감염이 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다 되는 것이다.
독수리 게놈 정보를 분석한 박종화 테라젠바이오연구소장은 "독수리의 경우 유전정보가 밝혀져 있는 매와 진화적으로 약 8000만 년 전에 분기되었음을 확인했다"며 "진화적으로 근연종과 오래전에 분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과장은 "독수리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독수리 연구에 획기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며 "이번 연구가 멸종위기 조류의 종 보존을 위한 게놈연구분야의 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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