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녀별 예비부부 결혼 비용 조사결과(2010년. 여성가족부) |
워낙 혼수나 결혼 준비는 비용 부담이 크다보니 결혼 준비 과정에서 예비부부나 양가가 자칫 다툼이 벌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오죽하면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 응답자 중 67.9%가 결혼자금이 부족하면 결혼을 미루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요즘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실속을 중시한 결혼 준비를 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플라자호텔은 지난해 200명만 수용할 수 있는 작은 홀을 중심으로 주례 없는 실속 웨딩 상품을 내놔 전년보다 40%나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형식보다는 실리를 따지는 요즘 세대를 반영한 것.
하지만 결혼식장을 해결했다고 해도 가장 큰 혼수 문제가 남는다. 정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관련 박람회를 찾아도 결국 똑같은 상품이어도 '혼수'라는 말만 붙으면 가격이 천차만별인 게 또 문제다. 그런데 이런 혼수 시장에서 요즘 유행하는 '반값'이라는 개념을 10여 년 전에 내놔 꾸준한 인기를 끄는 곳이 있다.
◇ 한 쌍당 1억…반값 혼수가 반가운 이유
생산자직거래연합은 지난 2004년 문을 열었다. 합리적인 혼수 가격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혼수품목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만 모여서 만들었다. 중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소비자와 직거래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반값이라는 경제적 이득을 얻고 혼수업체도 중간 과정을 생략해 유통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런 모임이다 보니 혼수 관련 품목은 다 있다. 결혼 한복과 예단 이불, 결혼 예물과 칠첩반상기, 폐백 등 분야별로 생산업체가 포진하고 있는 것.
물론 생산자직거래연합이 무작정 반값만 내세운 건 아니다. 예비부부라면 한번쯤은 들려야 하는 코스인 광장시장 중심 업체가 모이다 보니 품질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계산에서다. 회원사 모두 광장시장에서 30년 이상 한 우물만 '한땀한땀' 파온 혼수의 장인인 것.
더구나 이들 업체는 직접 공장을 운영하거나 전문 매장에 납품을 하는 본사인 만큼 유통 과정에 거품이 없는 데다 가장 저렴한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반값'은 시장에서 바로 통했다. 소셜커머스가 생겨나면서 유행하기 시작한 반값을 그것도 2004년에 혼수 시장에 적용했으니 당시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그때 이후 생산자직거래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노블리안 한선구 대표는 지금도 결혼 시즌이면 TV방송에 단골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한 대표는 처음엔 반신반의해도 품질을 보면 만족감을 보였다면서 "이젠 2004년부터 8년 넘게 이곳에서 혼수를 준비하고 결혼한 커플만 수만 명에 이른다”는 말로 품질과 가격 모두 '입소문'을 타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고 말한다.
생산자직거래연합의 또 다른 장점은 여러 업체가 모여 있다 보니 원스톱 혼수장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비부부 입장에선 시간과 비용을 한꺼번에 절약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 무료 혼수업체 탐방 등 정보 제공에도 심혈
물론 생산자직거래연합이 단순히 반값 혼수 제품 판매만 한 건 아니다. 한 대표는 당초 협회를 설립할 때부터 취지가 올바른 혼수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한 정보 제공에도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생산자직거래연합은 매월 2회씩 결혼 혼수 준비를 위한 예비부부를 위한 무료 세미나와 혼수업체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행사에선 이불과 한복, 그릇, 예물, 폐백 등 5가지 품목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는 한편 질의응답을 통해 궁금증도 풀어준다. 혼수업체 탐방에 참가하려면 홈페이지(http://www.weddingstory.co.kr/)에 신청하면 된다.
또 결혼준비체크리스트를 발행해 무료로 배포해 결혼 전에 준비해야 할 체크리스트로 삼도록 했다. 네이버와 다음 등에 카페를 개설, 운영하면서 관련 정보는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도 출범 초기부터
한 대표는 "웨딩 업계에 몸을 담은 지 35년이 넘었지만 혼탁한 경쟁이 혼수 문화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생산자직거래연합을 시작한 이유도 합리적인 혼수가 절실하다는 생각 때문 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한 실속 결혼 준비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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