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면허제도 간소화 조치로 이젠 하루 만에 손쉽게 운전면허를 딸 수 있습니다.
눈 감고도 면허를 딸 정도인데, 심지어 중국에서 면허를 따러 원정을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교통사고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운전면허 학원에서 장내 기능시험이 한창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기능시험은 출발 전 기어와 와이퍼 조작 능력을 시험한 다음, 차량을 운전해 "돌발 돌발 돌발" 돌발 상황 대처만 하면 합격입니다.
기능 시험 거리는 불과 50미터, 실제 시험은 5분이면 끝납니다.
▶ 인터뷰 : 김학숙 / 장내 기능시험 합격자
- "50미터만 가면 시험엔 합격인데요. 실제로 (도로에서) 할 때는 좀 더 힘들 것 같아요."
기능시험이 얼마나 쉬운지 직접 체험해보겠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제가 그러면 장내 기능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주행시험을 이 안대를 차고 직접 봐보도록 하겠습니다. 돌발상황을 무시한 채 지나갔지만 역시나 합격이었습니다."
면허 취득이 쉽다 보니 심지어 중국에서 면허 취득을 위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시흥의 한 면허시험장엔 수강생 중 80%가 중국인입니다.
▶ 인터뷰 : 진승춘 / 중국 면허시험 응시자
- "한국은 도로주행 때 중국처럼 비탈길 코스 등 시험이 없어서 쉬웠어요."
운전면허시험은 지난 2011년 서민을 위한 면허시험 간소화 정책으로 의무교육 시간이 13시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능시험에 합격한 뒤 연습면허로 도로주행을 하다 발생하는 교통사고 발생률은 2011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 인터뷰 : 허억 /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 "운전 조작 능력이 미숙한 사람은 위험을 인지하고 판단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사고 날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 거죠."
경찰청 역시 이런 문제를 알지만, 학원비 증가 등 국민 불편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편리함보다는 안전이 우선인 만큼 면허 간소화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