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나 연구기관이 인터넷·게임 중독률의 근거로 널리 활용하는 자가진단류 검사의 신뢰도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건국대병원이 21일 공개한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006년 9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건국대병원 인터넷 중독 클리닉을 찾은 62명 환자를 분석한 결과, 임상 중독 정도가 가벼운 환자 11명의 'IAT 검사' 점수가 중증 그룹(16명)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IAT 검사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킴벌리 영(Kimberly S. Young) 박사가 개발한 인터넷 중독 자가 진단법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중독 상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에서 임상적으로 학교 출석을 거부하고 학업을 중단한 경우, 직장생활이 불가능해 입원이 필요한 경우, 6개월 이상 사회적 관계가 끊긴 경우, 게임 아이템 구매 등으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 등은 중증 인터넷 중독자로 분류됐다. 하루 인터넷 사용시간도 중증 그룹(10.7±4.6시간)이 잠깐 인터넷에 빠져있는 경증 그룹(6.3±2.9시간)보다 뚜렷하게 길었다.
그러나 IAT 검사 점수만 따지면 중증 그룹(66.2±18.6점)이 경증 그룹(71.9±15.2점)을 밑돌았다.
하 교수는 "중증 인터넷 중독환자는 '이 정도 게임은 누구나 한다' 등의 생각으로 자신의 중독 성향을 부정하기 때문에 자가진단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잠시 인터넷·게임에 몰입한 사람은 스스로 중독에 대한
이처럼 자가보고 검사를 통해 인터넷·게임 중독 정도를 파악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만큼, 면밀한 전문적 평가를 통해 인터넷 중독 유병률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하 교수 연구팀의 조언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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