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대기업 연구원 K씨는 꽉 막힌 상자 같은 집에서 사는 느낌이다. 겨울에는 추워서, 봄여름에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사시사철 창문을 닫아 놓고 살고 있지만 변변한 환기시설이 없어 고생하고 있다.
#대전 노은지구 새 아파트에 최근 둥지를 튼 L씨는 서울에서 살다가 처음 지방으로 이전을 했다. 처음에는 우려했지만 단지 주변이 조용하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공기가 맑아 한창 적응 중이다. 볕이 좋은 날이면 창문을 활짝 심호흡을 하곤 한다. 서울이나 도심에선 생각지도 못할 호사(好事)다.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도 걱정 없다. 실내 환기시설을 가동 시키면 끝. 아토피로 고생하는 막내아들 증세가 호전된 것은 덤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에 이어 아파트 미세먼지 방지 시스템도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관심거리다. 최근 잦아진 중국 발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건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날이 따듯해지면 황사와 미세먼지에 꽃가루까지 가세해 각종 ‘알레르기 환자’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06년부터 100채 이상의 새 아파트에 환기시설을 의무화했다. 최근 건설사들은 더 나은 환기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은 실내 공기질 향상을 위해 기계식 환기시스템을 도입했고, 대우건설은 4단계에 걸쳐 공기를 걸러주는 필터를 적용하고 있다. GS건설은 0.5μm의 초미세먼지를 95% 이상 모아서 배출하는 ‘합성수지(ABS) 전열교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대전 ‘노은 한화 꿈에그린’은 실내 공기질 향상을 위해 기계식 환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단지는 북동쪽 중국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매봉산과 갑하산이 막고 있어 미세먼지나 황사가 적은 지역에 지어졌다.
SK건설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짓는 ‘꿈의숲 SK뷰’와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짓는 ‘구서 SK뷰’에 공기청정 시스템을 적용한다. SK건설이 보유한 기술은 ‘열교환기방식 환기 시스템’이다. 2중 공기청정 필터를 적용해 0.5μm의 미세먼지까지 걸러낼 수 있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분양 중인 ‘래미안 강동팰리스’는 창문을 열지 않아도 환기시킬 수 있는 ‘세대 환기 시스템’과 공기 중 활성산소나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슈퍼청정기술(SPI)’ 기
실생활에서 부닥치는 다양한 생활오염을 막아주는 기기도 늘고 있다. 화장실의 칫솔 살균기, 주방의 수세미 살균 건조기 등이 대표적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기정화 등 위생 설비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에 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