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보통신(IT) 시장의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을 웃돌고 반도체 사업부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줄어든 8조488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53% 오른 53조6753억원을, 순이익은 5.86% 상승한 7조5744억원을 올렸다.
◆반도체 사업부 2분기 연속 '효자'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업부는 바로 반도체다. 1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하락한 9조39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에 그친 1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가 비성수기임을 감안할 때 매출 하락은 예상됐던 점이지만 수익성을 높여 영업이익 하락폭을 줄인 것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에도 반도체 사업부는 매출 10조원을 넘기고 영업이익도 2조원에 육박해 삼성전자 전체 실적의 버팀목이 된 바 있다.
수익성이 높아진 배경에는 20나노 공정이 있다. DRAM 부문에서 20나노급 공정으로 전환하고 생산을 효율화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낸드 플래시메모리에서도 공정 전환을 확대함으로써 가격 하락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반면 시스템LSI 부문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비수가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약화됐다.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부는 비수기 패널 수요 감소와 판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TV, 모바일 등 전체 판매량이 줄어들고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 우려 잠재워
반도체와 함께 이번 분기 실적을 이끈 사업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IT 업계 최고 성수기인 4분기 판매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4, 노트3 판매가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갤럭시 그랜드2, 갤럭시 에이스3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무선 매출 1% 수준에 달하는 일회성 비용 정산이 발생하는 등 적극적으로 비용을 통제한 것도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다. 이번 분기 IM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6조4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늘어나 6조원대를 회복했다.
반면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TV가 계절적 비수기로 전분기 대비 수요가 감소했으며 생활가전도 비수기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CE 사업부의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71% 줄어든 1900억원에 그쳤다.
◆"2분기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특수 노릴 것"
삼성전자는 2분기 IT 사업 비수기가 지속되겠지만 TV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특수, 메모리와 DP는 신규 모바일 제품 출시 등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사업부별로 무선과 메모리 사업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DP는 갤럭시S5 등 신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과 TV향 패널 판매 확대, TV는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 확대, 생활가전은 성수기 에어컨 판매 확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무선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메모리와 CE 사업은 실적 개선에 힘써 실적 성장세를 유지할 예정"이라며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 시설 투자에 총 5조4000억원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에 3조3000억원, DP에 7000억원이 투자됐다. 삼성전자측은 올해 시설 투자에 대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예상되며 사업별로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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