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참기 어려운 '절박뇨'와 화장실에 시도때도 없이 가야하는 '빈뇨', 소변이 마려워 잠을 자주 깨는 '야간뇨'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 방광의 주요 증상이다.
이렇게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방광 근육 수축으로 인해 일어나는 과민성 방광에 대한 줄기세포치료 효과를 국내 처음으로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주명수 교수와 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 신동명 교수팀은 과민성 방광을 가진 쥐에 사람의 지방에서 얻은 성체줄기세포를 주입하고 2~4주에 걸쳐 분자학적 기전을 관찰한 결과, 방광 신경세포가 10.3배 재생돼 신경체계 손상을 회복시켜 과민성 방광 증상을 호전시켰다고 8일 밝혔다.
방광조직 근육도 줄기세포 영향으로 35% 감소했다. 뭉쳐진 근육들이 줄어들어 배뇨근 비대를 완화시킴에 따라 과민성 방광 증세를 효과적으로 호전시켰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민성 방광은 지금까지 약물치료가 주된 치료법이었지만 입 마름과 안구건조감 등 부작용 탓에 노인들 대부분이 병을 방치했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는 기존 약물치료에 비해 부작용은 줄어들고 치료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과민성 방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가 직접 방광 세포로 분화하지 않고, 방광 주변의 다른 세포들에 영향을 미치는 '파라크라인 효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줄기세포 치료에서 파라크라인 효과를 유도해내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임상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둔 것은 이번 사례가 세계 최초다.
과민성 방광은 대부분 단순 노화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한 조사전문기관의 설문 결과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중 5명이 별다른 대책 없이 과민성방광 질환에 노출된 실태가 드러난 바 있다.
국내 유병률도 무려 30%에 달한다.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해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고약한 병'으로 꼽혀왔다. 이번 연구가 비록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의미가 남다른 이유다.
주명수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후속 연구가 이어져 줄기세포치료가 임상에 적용되면 과민성 방광 환자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고령화사회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는 기초와 임상 두 분야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일궈낸 성과"라며 "지속적인 협력으로 의학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동명 울산의대 대학원 의학과 교수는 "주변 세포들의 활성을 조절하는 파라크라인 효과로 줄기세포치료의 효능을
이번 논문은 줄기세포 전문 학술지 '스템 셀즈 앤드 디벨롭먼트(STEM CELLS AND DEVELOPMENT)저널'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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