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 먹고 안 사고 안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영세업자들이 중심인 골목상권은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된 안산은 세월호 침몰과 함께 상권이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김한준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기자 】
안산 단원고 인근에 있는 식당가입니다.
가장 붐벼야 할 점심시간이지만 손님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장사하기 어떠냐고 물어보자 한숨만 돌아옵니다.
▶ 인터뷰 : 식당 주인
- "전하고는 차이가 좀 커요. (예전보다) 반반, 그보다 (손님이) 더 적다고 봐야 해요."
희생자 가족에 비하면 장사 안 되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답엔 가슴이 아려옵니다.
▶ 인터뷰 : 식당 주인
- "가슴 아프고 더 쓰린 사람도 있는데, 우린 이거 가지고 그러면 안 되지."
이런 현상은 안산 만의 일이 아닙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손님보다 상인이 많을 정도로 한산합니다.
정성스럽게 진열해 놓은 건어물 위에는 파리만 기웃거리고, 지친 상인들은 졸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김주완 / 시장 상인
- "(사고) 조금 후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한 거죠. 음식을 사서 먹고 싶은 그런 마음들이 없으신 거지."
▶ 인터뷰 : 김성자 / 시장 상인
- "우리는 하루가 바삐 팔아야죠. 그래야 돈을 꺼내는데 그게 안 되고…."
늘 사람으로 북적대던 광장시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대목기인 5월을 맞았지만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고, 폭탄 세일까지 벌여도 찾는 손님은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효진 / 시장 상인
- "봄 장사 하기 위해서 많이 준비도 하고 투자도 했는데, 피치 못할 재난으로…."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안 쓰고 안 먹으려는 심리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경제의 시름을 깊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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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