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농산물 시장 개방을 이끌었던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서비스 시장 개방 빅뱅이 이뤄질 것인가. 호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16일 본지 기자와 만나 "도하 서비스 협상이 지나치게 느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농업, 제조업에 비해 (뒤쳐진) 서비스 분야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이런 느린 협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의 이런 언급은 올해 안에 WTO 차원의 서비스 협상이 속도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현재 WTO는 서비스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 세계 50개국(EU 28개국 포함)이 참여한 별도의 협의(TISA)가 진행되고 있으며, WTO는 이를 바탕으로 모델을 만들어 회원국간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초 열린 파리 WTO 각료회의에서도 이런 내용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민감사항인 쌀 관세화 문제에 대해 "관세화 유예요청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전체회의에서도 통과돼야 한다"며 "통과를 둘러싼 주변여건은 개별 사정에 따라 다르며, 결정권은 회원국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WTO 회원국 및 사무국 차원에서는 한국이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당시 했던 쌀 관세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쌀 관세화에 대한 유예(Waiver)신청을 하고 이를 회원국들에게 설득시키려면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쪽의 강한 개방압력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그는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난감한 분야가 없는 회원국은 한 곳도 없고, 예민한 영역이 있다는 게 비정상적이지도 않다"면서 "어떻게 협상이 진전을 이루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WTO는 2001년 도하라운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말 타결된 '발리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작업과 함께, '포스트 발리 패키지'를 준비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지난 5월 파리회의에서 모인 각료들에게 올해 연말까지 관련 작업 관료를 하겠다고 알렸고, 이를 위해서는 2단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2단계 작업은 이제까지 (WTO가) 개요를 잡았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가능한 해법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일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APEC을 방문하는 이유도 이런 과정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WTO의 '포스트 발리' 계획은 이달초 파리 각료회의에서 상당부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베도 사무총장은 파리에서의 논의 내용에 대해 "참여한 각료들 사이의 이견도 있었지만, WTO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가 이뤄졌다"며 "발리 패키지가 성공한 것도 우리가 현실적이었기 때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현실주의(realism)를 중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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