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리온은 출시 25주년을 맞아 후라보노 포장 디자인에 '원조'란 문구를 집어넣었다. 이를 통해 1989년 국내에서 처음 후라보노 제품을 출시한 곳이 오리온임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같은 후라보노를 팔고 있는 롯데제과 측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원조'자를 붙이기에는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후라보노 출시일이 불과 3일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오리온에 앞서 이미 일본 롯데제과에서 후라보노를 선보여 큰 인기를 누렸던 터라 진짜 원조라고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껌의 강국' 일본 롯데제과에서 오리온 보다 먼저 내놓은 제품이 후라보노"라며 "일본 측과 정보교류를 해 국내에서 후라보노를 팔기로 한 우리로서는 오리온 측의 주장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일본 롯데제과 마케팅팀과 각 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 등에 관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1989년 롯데제과는 국내에서 후라보노 제품을 내놓기 위해 거의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품 출시를 불과 3일 앞두고 오리온에서 같은 후라보노를 선보이며 선수를 쳤다. 급기야 오리온은 1991년 롯데제과가 자사 상표를 모방했다며 소송을 냈고 이는 롯데제과와의 첫 법적 분쟁을 야기했다.
당시 법원이 손을 들어준 곳은 롯데제과. 후라보노는 껌의 원료를 표기하는 보통명사이기 때문에 상표 모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제과 후라보노', '오리온 후라보노'처럼 보통명사 앞에 회사명을 붙이면 상관없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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