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 조사 중에서는 사실상 세월호 참사를 처음으로 반영한 결과라 세월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CCSI는 105로 전월(108)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반영된 작년 9월(102) 이후 최저 수준이다. CCSI는 2003∼201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소비자 심리가 상대적으로 낙관적이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를 가진 지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20일 전국 2200가구를 상대로 이뤄졌다. 4월에는 11∼18일에 조사가 진행됐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인 16∼18일은 응답이 10%에도 못 미쳐 사실상 이번 조사가 세월호 참사가 반영된 첫 한은의 소비자동향 조사라 볼 수 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참사의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판단은 전월 91에서 이달 76으로 15포인트나 급락했고 향후 경기전망(101→94)도 7포인트나 떨어졌다. 현재의 생활형편(93→91)이나 6개월 뒤의 생활형편 전망(101→99), 소비지출전망(110→108)도 2포인트씩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정문갑 한은 통계조사팀 차장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소비자 심리가 악화됐다"며 "심리 하락이 기조적일지 여부는 6월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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