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 연속 하락하며 1,02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 7일(1,016.5원) 이후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내린 달러당 1,020.6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26개월째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와 수출업체들의 월말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 외국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가 환율을 끌어내렸습니다.
한국은행이 장 시작 전 발표한 올해 4월 경상수지는 71억2천만 달러의 흑자였고, 상품수지 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연중 최저점이자 전날 종가보다 0.3원 내린 1,021.1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들어와 1,022.8원까지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장 마감 직전 수출 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유입돼 환율은 달러당 1,020원 선까지 밀려났습니다.
외환 전문가들은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020선을 깨고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달러당 1,010원선 진입을 결정할 기점으로 여겨집니다.
시장은 ECB가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낮춰 이미 제로 금리 상태인 초단기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ECB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유로화가 반등하고 이에 따라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ECB 회의가 원·달러 환율 1,020원 하향 돌파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화 강세에 우호적인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달러당 1,020원 선을 내줄지의 변수가 될 전망됩니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원·달러 환율은 17거래일째 1,02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해 왔습니다.
정경팔 팀장은 "외환당국이 ECB 통화정책회의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 종가를 1,020원 선에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당국이 지금까지처럼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작아 조만간 1,02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월말·월초는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많이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국이 섣불리 개입했다가 괜한 헛수고를 하게 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선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 6시 종가보다 1.53원 내린 100엔당1,004.38원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