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원자로 개선사업 수주…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과 경쟁서 이겨
우리나라가 연구용 원자로 기술이 연구개발(R&D)을 시작한지 30년 만에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으로 구성된 'KAERI컨소시엄'은 네덜란드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델프트 공대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OYSTER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출력을 2㎿(메가와트)에서 3㎿로 증가시키기 위한 시설개조와 냉중성자(중성자를 차갑게 만든 것으로 X-선보다 투과성능 우수) 연구설비 구축을 2017년 말까지 완료하는 것이다. 계약금은 약 1900만유로(약 26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국제입찰은 KAERI컨소시엄이 글로벌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의 아레바와 독일 누켐??러시아 니켓 합동 컨소시엄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성공해 의미가 깊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2009년 요르단에 연구로 시스템을 수출한 후 태국 연구로 개선사업, 말레이시아 연구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 사업 등에 참여했지만 주로 중동??동남아 국가에 한정돼 있었다.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세계 최고 성능의 연구로가 존재하는 유럽에 수출함으로써 국내 원자력 기술력이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KAERI컨소시엄은 수주 성공 요인으로 하나로연구로 설계 및 운영 경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요르단 연구로 건설사업 수주 등으로 공인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등을 꼽았다.
이번 수주로 이르면 올해 말 네덜란드가 국제입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팔라스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팔라스 사업은 45㎿급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사업규모가 4∼5억 유로(약 5500억∼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 세계 246기의 연구로 중 60%가 40년 이상 사용돼 연구로 대체수요가 30~50기로 추정되는 만큼 향후 세계 연구로 시장 선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KAERI컨소시엄은 내달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설비 구축을 위한 설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OYSTER 프로젝트 수주로 국내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과 수출경쟁력을 국제무대에서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며 "향후 유럽지역에 대한 원자력 기
◆연구용 원자로: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산업용 원자로의 목적과 달리 열은 폐기시키고 중성자를 활용해 연구를 수행하는 장치. 신소재로 주목받는 나노 구조 분석??생명공학 연구 등에 사용된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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