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불특정 다수에게 분양소식을 알려 분양률 제고를 꾀하던 건설업계가 최근에는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타깃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랜 주택경기 침체로 요즘 건설업계의 최고 미덕이 ‘비용절감’인 만큼, ‘선택과 집중’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요층이 명확한 고급 주택시장에서는 타깃을 더욱 세분화한 ‘핀셋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핀셋마케팅’이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는 타겟 마케팅의 일환으로, 대상 고객을 핀셋으로 집어내듯 세밀하게 선정하고, 그들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법을 말한다. 주로 수입차나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 'VVIP'를 대상으로 많이 쓰인다.
고급주택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가격대 때문에 수요층이 제한돼 있다. 건설업계는 특정·소수 집단만 집중 공략해 분양률을 올리기 위한 ‘묘수’로 '핀셋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4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 ‘래미안 용산’도 견본주택 개관 5개월 전부터 ‘핀셋 마케팅’에 들어갔다.
‘래미안 용산’은 일반 주택 수요자에게는 다소 부담되는 분양가(아파트 3.3㎡당 2700만원대~3100만원대, 오피스텔 3.3㎡당 평균 1500만원선)로 책정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
이 곳 분양 관계자들은 은행 PB들의 협조를 얻어 자산가들을 소그룹으로 묶어 사업설명회만 100회 이상 진행했다. 심지어 고객이 원하면 집까지 찾아가 상품을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내 고급 주택단지의 입주민들을 찾아가는가 하면, 삼성 계열사 임원, 고소득 종사자 등 쉽게 만나기 힘든 개인과 단체를 발굴, 일일이 발품을 팔았다. 5개월 동안 쓴 밥값만 5000만원이 넘는다는 후문. 그래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까지하는 광고보다는 비용절감과 효과라는 일석이조를 노렸다
일단 이 같은 5개월 동안의 강행군은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개관일 첫 날부터 문정동 주택전시장 5층에 마련된 견본주택에는 직접 물건을 보기 위한 고급주택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답답한 강남 도심에서 사는 것보다 한강도 가깝
한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이 무산된 지금, 오히려 가격이 저점에 가까워 투자적기라고 판단한 오피스텔 투자자들의 방문도 많았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