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가 왔다. 강한 비바람을 지닌 태풍이나 폭우는 사람은 물론 자동차에도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태풍이 불거나 폭우가 내릴 때 방치하거나 잘못 운행해 침수된 차는 폐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겉은 멀쩡하더라도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켜 여름휴가를 망칠 수도 있다.
운전을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어쩔 수 없이 운전해야 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먼저 갑작스러운 폭우나 하수도 역류로 도로가 잠겼을 때를 대비해 통과 요령을 숙지해두는 게 좋다.
침수 지역을 차로 지나가도 괜찮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바퀴와 소음기에 있다. 승용차는 바퀴의 3분의 1, 화물차는 바퀴의 절반 이하가 물에 잠겼을 때는 통과해도 된다. 앞에서 달리는 승용차의 소음기가 물에 잠겼다면 위험하다.
물 고인 곳을 지날 때는 시속 20~30㎞로 가급적 멈추지 않고 빠져나가야 한다. 에어컨 스위치도 꺼야 한다.
차 앞부분에서 회전하는 냉각 팬이 물의 저항을 받아 모터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천변이나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겼을 때 오도 가도 못한다면 차에서 빨리 벗어나는 게 좋다. 차보다는 목숨이 우선이다.
자동차보험 자기차량 손해담보에 가입했다면 침수로 차를 수리하거나 폐차할 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차가 물에 잠겼을 때는 빠른 시간 안에 견인이 가능한 지역으로 밀어내야 한다.
침수상태로 방치하면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때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와 더 큰 고장을 일으킨다.
보닛을 열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해야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침수 차는 가능한 한 빨리 전문 정비업체에 맡겨야 수리비를 아낄 수 있다.
자동차는 침수된 순간, 세심하게 다뤄야 더 큰 고장을 막을 수 있고 수리비도 아낄 수 있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컴퓨터로 불릴 만큼 정교한 제품인 데다 금속으로 이뤄져 물과는 ‘상극’이기 때문이다.
비가 내릴 때 워셔액이 없어도 앞 유리를 닦을 수 있다고 여길 수 있지만 워셔액을 ‘물’로 봤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
워셔액은 1000~2000원이면 살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이지만 500원짜리 물과는 그 가격 차이만큼 다르다.
워셔액의 주성분은 기름기를 녹이고 어는 것을 예방해주는 알코올, 오물이 유리에 붙는 걸 방지하는 계면활성제, 금속제품을 부식시키는 것을 예방하는 방청제, 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워셔액 대신 물을 사용하면 먼지와 기름 성분을 깔끔하게 닦아내지 못한다. 노즐에 녹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윈도 브러시 상태도 점검해봐야 한다. 윈도 브러시를 작동시킬 때 '삐익' 소리가 난다면 수명이 다했다는 뜻이므로 교체해줘야 한다. 성능이 떨어진 윈도 브러시를 계속 사용하면 유리가 손상돼 나중에 유리 전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이드미러에 빗방울이 맺히는 것
담배꽁초에 들어 있는 니코틴 성분은 표면장력을 만들어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방지해준다. 식용유를 화장지나 마른 수건에 묻혀 닦아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