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으로 구제역 조기 진단 가능해진다

정기준·임성갑 KAIST(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종이나 비닐 등 다양한 물질에 항체 단백지을 고정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로 인해 구제역,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 전염성이 강한 질병 진단을 위한 바이오센서를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가격이 비싸고 휴대성이 떨어지는 일반적인 바이오센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금속을 고온으로 가열해 증발시킨 후 그 증기로 금속을 박막상(薄膜狀)으로 밀착시키는 방법인 '진공증착법(iCVD, Initiated chemical vapour deposition)'으로 종이나 비닐에 고분자 박막을 붙였다. 또 박막과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항체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데도 성공했다.
　아울러 가격이 비싸고 고온에 견디지 못했던 기존 항체 대신 저렴하면서도 70℃의 높은 온도에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보여주는 유사항체 '크링글도메인'를 활용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기존 진단시스템의 고비용??불안정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기준 교수는 "이 기술로 국민경제에 커다란 피해를 줬던 구제역처럼 급속한 전파력을 갖는 바이러스성 질병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며 "향후 포스트잇 또는 책자 형태로 바이오센서를 만들어 축산농가에 보급되면 무조건적인 살처분을 막고 샘플링 검사로 인한 부정확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폴리머 케미스트리(Polymer Chemistry)'지 7일자에 실렸다.
[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