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2월 7일 14만5000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이날까지 35% 이상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 유통을 시작한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의 성과가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매출 확대가 지연되는 가운데 처방실적이 높지 않아 시장 침투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에소메졸은 위궤양 치료제 넥시움의 개량 신약으로 향후 한미약품의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기대됐던 제품이다.
기대를 모았던 에소메졸의 실적이 부진하자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가를 기존 13만7000원에서 11만6000원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이로써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4월 15만7000원에서 13만7000원으로 조정한 이후 벌써 두번째다. 올 들어 발간한 한미약품 보고서 3개 중에서 2번을 연달아 낮춘 셈이다.
키움증권은 21만60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아이엠투자증권은 16만8000원에서 14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KDB대우증권 역시 16만원에서 11만8000원으로 조정했다.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26% 가량 목표가가 내려간 셈이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에소메졸의 보험등재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의사 차방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며 "당초 올해 미국 수출은 3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11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에소메졸의 미국 수출 정체와 위안화 환율 하락에 따른 북경한미의 실적 개선 제한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들은 눈높이는 낮추면서도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해 장기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남겨뒀다.
기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외부 요인이 해결될 경우 주가가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반기에는 에소메졸의 보험등재가 마무리돼 처방이 늘어날 수 있고, 제약업체 중 가장 높은 연구개발 투자가 향후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소메졸의 2분기 미국 수출은 미미하나 하반기 회복을 예상한다"면서 "보험사와의 약가협상이 마무리되는 3분기 이후에는 1분기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보험 등재와 관련한 부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매출이 부진했지만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 아닌만큼 차츰 시장에 안착하면서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경쟁사인 란박시의 넥시움 제네릭 출시가 늦어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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