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는 고치려면 수리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나옵니다.
이 점을 노려 외제차를 몰면서 일부러 사고를 내 보험금을 뜯어낸 사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신호에 걸려 정지해 있는 차량들.
차들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한 외제차가 갑자기 옆으로 끼어듭니다.
슬쩍 들이받은 뒤 자연스럽게 차에서 나와 보험사로 전화를 거는 외제차 운전자.
범퍼에 조그만 흠집이 난 경미한 사고였음에도 이 운전자는 보험사로부터 무려 400만 원을 받아냅니다.
차량이 사고가 나서 수리하는 기간 동안 비슷한 수준의 차량을 빌릴 수 있는 렌트비용 담보라는 보험에 가입한 덕분이었습니다.
외제차의 경우 렌트비용이 국산차의 3배 정도여서 수리 기간이 길어지면 렌트비용도 훨씬 많이 나오게 됩니다.
이 점을 노려 사고 난 차량 수리를 받지 않을 테니 아끼는 비용의 일부를 현금으로 달라고 보험사에 요구한 겁니다.
이렇게 일부러 사고를 낸 뒤 수리비와 렌트비용 등 모두 30억 원을 챙긴 37명이 금융당국에 의해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심야시간대나 목격자가 없어 증거 확보가 어려운 사고를 반복적으로 일으키며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전봇대에 일부러 부딪히는 방식도 자주 사용했습니다."
▶ 인터뷰 : 김동하 /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 팀장
- "자차 특약과 렌트 특약을 가입한 후 한 달 정도 지나서 경미한 사고를 통해서 수리비를 편취하는 형태입니다. 무려 4년 동안 25회에 걸쳐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도 있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보험 사기가 끊이지 않는다고 보고, 조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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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