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기자의 리얼티 톡] 부동산 규제 완화는 찬성하지만…

지난달 24일 부동산 관련 정책이 포함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새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이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부동산 경기부터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인 이번 정책에 일반인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 [자료 한국갤럽]

최근 한국갤럽이 7월 29일~31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더 활성화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53%가 ‘활성화해야 한다’, 34%는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 13%는 의견을 유보해 우리 국민 절반은 매매 활성화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작년 실시한 조사에서 ‘활성화해야 한다’ 64%, ‘그럴 필요 없다’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활성화 주장이 11%포인트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의 약 60%는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20대와 40대는 약 50%가 ‘활성화’, 약 40%는 ‘그럴 필요없다’고 답해 찬반 격차가 크지 않았다. 30대는 ‘활성화해야 한다’ 44%, ‘그럴 필요 없다’ 48%로 의견이 갈렸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찬성 60% > 반대 27%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60%가 찬성, 27%가 반대,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 지지정당, 생활수준, 집 소유 여부 등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대체로 찬성이 더 많았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535명)의 75%가 찬성했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는 사람(349명) 중에서도 44%가 찬성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계자산 구종상 부동산 편중현상이 심해 관련 가계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가계 부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부동산 매매 활성화나 대출 규제 완화에 찬성하는 것은 부동산뿐 아니라 전반적 경기 활성화 요구로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인 소유 집, 있어야 54% vs 꼭 그럴 필요 없어 44%

본인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 집이 있어야 한다’ 54%, ‘꼭 그럴 필요 없다’는 44%였고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의견은 고연령일수록 많았고(20대 43%, 60세 이상 71%),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은 저연령일수록 많았다(20대 56%, 60세 이상 26%).

한편, 이번 조사에서 본인 또는 배우자 소유의 집이 있는지 물은 결과 59%가 ‘있다’고 답했으며, 연령별로는 ▲20대 15% ▲30대 47% ▲40대 74% ▲50대 78% ▲60세 이상 73%였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50대 이상 고령층 다수는 이미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더 큰 집으로 옮겨가거나 추가로 집을 구입할 가능성이 낮다”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젊은 층이 집을 구입해야 하지만, 2040 세대의 절반은 반드시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라 새로운 주택 수요자의 이러한 인식은 현재와 같은 단기 부동산 매매 활성화 방안 못지않게 좀 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부·민간 주도 임대 주택 사업 전개도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