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 생각하고, 또 이를 사업화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CEO가 있습니다. 바로 (주)포스벨의 나경덕 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터파기 공사 도중 수많은 쓰레기를 보고 그 심각성을 깨달은 후 환경을 지키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나경덕 회장. 그 후 각종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나아가 쓰레기를 연료화 시키는 시스템까지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지구가 좋고, 그렇기 때문에 환경사업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나경덕 회경. 그를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Q. 환경사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어린 시절부터 집이 가난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경북 봉화를 떠나 강원도에서 중장비 운전을 하고 또 서울로 올라와 연탄공장 관리까지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연탄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새로운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죠. 어떤 분야에 도전을 할까 고민을 하던 중 큰 자본이 필요 없으면서 단순한 기술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토목공사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저만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죠.
Q. 환경사업 분야에 뛰어들 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이런 환경 분야와는 연관이 별로 없는 토목업을 하다가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일을 나가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 터파기 공사를 하던 중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땅에 묻혀있던 엄청난 양의 매립 쓰레기였습니다. 그 후로도 터파기 공사를 할 때면 매번 이런 매립 쓰레기를 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건설을 함에 있어서도, 그리고 환경에 있어서도 참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매립 쓰레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분야에 뛰어들 게 된 것입니다.
Q. 환경사업 첫 시작은 어땠나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만드는 기술력이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제가 매립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순전히 제 힘으로 직접 설비 개발에 나섰는데요. 대형 채반 형태의 기계에 쓰레기를 투하하면 흙과 쓰레기가 분리되는 원리의 기계였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이 기계로 직접 영업해 각종 건설현장 등에 설비를 설치해 주었습니다. 반응은 좋았습니다. 물론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달려가 수리도 해주었죠. 계속된 개발과 수리를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술력도 늘어갔고 입소문은 증폭되어 영업이 없이도 주문이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Q. 하지만 처음 도전하는 분야인 만큼 힘든 점도 있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렇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한 신문사에서 독일의 환경업체 관계자들이 한국의 환경업체를 견학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우리 회사를 방문해도 되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당시만 해도 우리 기술이 100%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것을 꺼렸지만 워낙 간곡히 부탁하는 통에 방문을 허락했죠. 그렇게 독일 환경업체 관계자들이 왔는데 한참을 구경하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즉시 통역사에게 통역을 부탁했는데 통역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제 얼굴을 붉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기술이 원시적이라고 한 것이었죠. 이 말을 듣고 저는 큰 실망감과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됐습니다.
Q. 그 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해나가셨나요?
바로 새로운 쓰레기 분리기법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기존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한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날이 왔다 갔다 하면서 큰 쓰레기를 떨 어뜨리는 방식이었는데요. 이 방식은 간단한 것 같지만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앞선 기술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방식보다 매연이 적고 바람으로 분리하는 방식이 없어 먼지 날림도 줄어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 설비를 개발하고 나자 수많은 곳에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상처 입은 자존심도 회복할 수 있었고요.(웃음)
Q. 설비 개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고?
정부가 인증하는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난 뒤 일본에까지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아오모리현 매립지에 시험운영 요청을 받은 것입니다. 저는 차로, 배로 설비들을 이동 시켰고 현장에서 설비들을 바로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설비를 한 그날 밤, 아오모리현에 억수같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쓰레기들이 비에 젖으면 서로 달라붙어 분리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수없이 노력했던 제 기술력을 믿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습니다. 원래대로 쓰레기를 기계 안으로 투입해 쓰레기 분리를 시작한 거죠. 그런데 쓰레기들이 모두 분리 되 배출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성공이라는 뜻이었죠. 덕분에 일본으로의 설비 수출도 무난하게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새로운 돌파구로 쓰레기를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