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영업시간을 한시간 단축하겠다는 금융노조의 요구에 대해 은행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금융허브 구축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근 은행에서 동전이나 지폐를 일일이 세어 교환하거나 공과금을 받는 일은 대부분 자동화기기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시중은행 업무처리 비중은 인터넷뱅킹이 41.5%, 자동화기기 이용이 24.6%를 보였습니다. 창구를 통한 업무처리는 22.7%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넷 등 자동화기기가 업무의 65%를 차지하다보니 금융노조는 대고객 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한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황금주 / 금융노조 홍보선전본부장 - "은행원들은 하루 14시간 장시간 노동에 과로사 질병자가 속출하면서 창구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 뱅킹 등 자동화기기 사용이 늘어 실제 창구 이용자는 22%에 불과해서 고객불편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은행창구 마감시간 단축 추진방안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남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는 김영님씨는 일 끝나는 시간이 늦어 오히려 은행 업무 시간을 늘려주지는 못할망정 영업시간을 줄인다며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뷰 : 김영님 / 남대문시장 상인 - "은행쪽에서는 직원들이야 좋겠지만, 우리 상인들은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불편하죠."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 정현심 / 서울시 서대문구 - "너무 불편하죠. 4시반도 어쩔때는 (시간에) 쫒기는데 1시간 단축한다는 건 너무하지 않나요."
네티즌의 항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융노조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오는 27일 사용자측 대표인 은행연합회에 안건을 제출해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안건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 은행권 관계자 - "사측이 반대를 계속하면 노조라고 해서 관철시킬 수 있나요. 그리고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 합의되기는 어렵죠."
특히 영업시간 단축은 글로벌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의 대형은행은 밤 늦게 끝나는 기업과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점포를 운영하는 등 은행 문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김수형 / 기자 - "나라마다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이처럼 고객서비스 환경이 뒷걸음질 치게 된다면 금융허브는 메아리없는 외침에 불과할 것입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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