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으로 같은 곳을 찍었는데 서로 추천받은 길이 달랐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이같은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현상은 내비게이션의 '분산 안내 서비스' 때문이다. 국내 주요 네비게이션 업체들은 특정 도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목적지까지 다양한 경로를 찾은 뒤 이를 분산해서 안내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불특정 운전자에게 특정 도로를 추천하는 원리는 무작위로 이뤄진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내비게이션 접속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내비게이션 가입자 수는 4000만명에 달한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내비게이션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하는 사람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SK플래닛의 내비게이션 앱인 티맵(T-맵)의 가입자는 약 1800만명, KT의 '올레 내비'의 경우 1200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 내비(U+ 내비) 가입자는 700만명 수준으로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의 800만명에 약간 못 미친다.
올레 내비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기간 자사 내비게이션 앱 이용자는 이마트를 가장 많이 찾았다. 같은 대형 할인마트인 홈플러스가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에버랜드와 서울역, 롯데마트, 소래포구, 김포공항, 수원역, 부산역, 인천국제공항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민족대이동을 앞두고 선물 등을 구입하기 위해 마트 이용이 잦았던데다 대체공휴일 시행으로 연휴가 길어지면서 에버랜드나 소래포구 등 유원지를 찾는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귀성·귀경을 위한 서울역과 수원역 등 대형 역사로의 이동도 많았다.
올레 내비는 추석 연휴 기간 사용량이 평일 대비 약 5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티맵 역시 이번 추석동안 12만8000명이 동시에 접속해 올해 최다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추석 당일 접속자 수는 174만8000명에 달했다.
운전자의 내비게이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516만대의 차량이 움직인 지난 8일 추석 당일의 경우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가 오전 11내 20분부터 4시간정도 먹통이 됐다. 김기사 측에 따르면 명절 수요를 대비해 시스템을 2배 이상 늘렸음에도 평소보다 사용량이 4배이상 폭증하면서 서버가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당시 김기사 앱은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실행이 꺼져 도로 위에서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가입자 10명 중 4명이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할 정도로 내비게이션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이에따른 업체의 서비스 정확도와 책임, 소비자 만족도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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