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향수 제품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착향성분이 사용되지만, 이를 제대로 표시하는 제품은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국산 향수 20개와 수입향수 20개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20종)사용 여부를 검사한 결과, 모든 조사제품에서 부작용 유발 위험이 있는 착향제 성분이 4~15종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제품당 평균 7.6종의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가 사용된 것이다. 또 조사대상 40개 제품 중 수입 6개, 국산 9개 제품에는 일부 착향제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됐는데도 제품에 해당성분을 표시하지 않았다.
상당수 향수(수입7개·국산8개)에서는 유럽연합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착향제인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로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성분이 검출됐다. 이 중 7개 제품에는 HICC를 표시하지 않았고, 2개 제품에는 해당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표시가 전혀 없었다.
성분표시는 50ml이하 소용량 제품에서 특히 취약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현행 법규에서는 50ml이하 화장품의 포장에는 대부분의 성분 표시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귀나 손목 등 국소부위에 소량씩만 사용하는 향수는 50ml 이하 제품도 많이 유통돼 제품용량에 관계없이 성분을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소비자원 측은 주장했다. 유럽연합에서는 향수처럼 사용한 후 따로 세척하지 않는 화장품에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26종)이 10ppm(0.001%)이상 들어간
소비자원은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내 화장품 업계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표시를 의무화하고, 향수를 포함한 화장품은 용량에 관계없이 전성분을 표시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